부치지 않는 편지
사랑2
이문복
2015. 11. 14. 20:01
사랑2
이 문복
아주 먼데서 온 바람이
소리없이 풀꽃을 피운다
볕 좋은 산책길
나란히 손잡고 걸어오는 노부부
앞 못보는 남편의 손을 끌어
풀섶에 쪼그리고 앉아
연하고 연한 꽃잎 어루만지다
풀꽃에 얼굴 묻더니
남편도 고개 숙여 풀꽃향기에 얼굴 씻는다
살포시 볼우물 짓고 웃는 아내
참 편안한 남편 이마위로
떨어지는 환한 햇살 몇올
다정히 머리위로 쓸어 올려준다
눈을 감고도 볼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
결고운 바람줄기 따라
노랑나비 한마리 앞장서고
부부의 발길 닿는곳 마다
풀꽃향기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