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사계절모임
이문복
2017. 3. 24. 21:20
사계절모임
지난 동지부터 시작하여 춘분에 맞혀 모였다
춘하추동 일년에 네번 얼굴보는 모임
따로 날자 정하지 않아도
계절 바뀌는날 모여 제몫의 삶을 견디며
자기앞의 생을 감당해야하는 이야기를
한잔술에 담아 넘긴다
아주 어릴적부터 친구였던
동성친구보다도 더 편한친구...
처음만날때부터 오래도록 변함없이
내가 무슨짓을 해도 봐줄것같은 정이 많은 따뜻한 친구...
스무날에 만나
서른살 불혹 지천명을 건너띄고
폐북친구찾기로 이순의 나를 찾아준
수필집을 따로 사보지않아도 될만큼
글을 잘쓰는 내글동무....
이렇게 소중한이들 나까지 네명이 사계절친구다
나는 나이들면서 거울도 잘 안보고
친구들도 잘 안만난다
새치머리 입가의주름
그들앞에 마주 앉아 내늙음을 확인하는건 얼마나 쓸쓸한일인지...
몇개 안되는 모임중하나
사계절모임...
밤에 보니까 주름도 안보이고
또 술한잔하면 미운것도 괜찮아보이고
일년에 네번보니까
십년이면 사십번 얼굴보는건가 ㅎㅎ
십년이 흐른뒤 우리들의 모습은 또 어떨까
우리는
6월달 하지에 만나기로 하고
서로에게 손을 흔든다
술취한 발그레한얼굴이
잠깐 젊은시절의 모습과 겹쳐진다
늦은밤 얼굴에 와닿는 봄바람이 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