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유기견 또리

이문복 2015. 8. 23. 12:38

 

유기견 또리

첫만남은 사년전

텃밭 또랑 잡풀 무성한곳

강아지 한마리가 검은 고무줄이 목과다리에

칭칭 감긴채 잔뜩 겁먹은 얼굴로 납작하게 숨어

아래 개천밑으로 떨어질까봐 아무리불러도 꼼작하지 않고 나오질 않는다

그리고 일주일동안 원두막에 묶어두고

주인을 찾아주려고 온동네 벽보를 부치며

애썼지만 나타나지 않아

별수없이 우리집에서 살게 되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검은 고무줄이 몸에 묶여있던것은

주인힌테 무진장 학대를 받아서인것같다

지금도 그렇지만 얼마나 겁이 많은지 모른다

14년을 함께했던 강아지 진숙이랑 이별할때

너무 힘들어 다시는 강아지랑 인연 안가지려했는데

어쩔수없이 또 가족이 되었다

무진장 마음씨 착한 유기견 또리

얼마나 머리가 좋고 똑똑한지...

 집안의 서열 판단을 빨리하고

지네 아저씨가 친자식처럼 아무리 잘해줘도

지 아저씨 말은 절대 안들어도

내말을 제일 잘듣고 무서워한다ㅋㅋ

너무순해 나중에 가족이된

들고양이 나비한테도 따귀한대를 맞고

우리집에서 제일 끝인 서열4위가 되었다

진걸이도 나가 살고

나는 유기견 또리

들고양이 나비

그리고  세상걱정하는걸 한번도 본적이 없는 한남자와

소리없이 늙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