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왜 그랬을까
이문복
2023. 2. 3. 08:04
우리 대부분은
‘왜 그랬을까?’라는 자아의 질책소리에 민감하여 과거에 사로잡혀
거의 우울증 환자처럼 미간을 찌푸리며 살아갑니다.
그러다가 성당에 가서 고해성사를 하면 그래도 주님께서
“괜찮다. 사랑한다.” 라고 말하고 계심을 느끼게 됩니다.
어느 신부님의글이다
내삶이 늘 그랬다
''왜 그랬을까''
늘 이런 물음으로 살았던 나...
이제라도 긍정적인 삶을 살고싶은데
너무 늦은것 같아 흐린 창밖날씨처럼 우울하다
옆에서 늙어가는 남자
내가 위장병이있는것도
눈이 침침한것도
기억력이 없는것도
죄다 젊었을때 나를 애먹인탓이라고
눈을 흘겨도 껄껄대며 웃어넘기는 이남자
병원가는것도 은행일도 집안큰일도
언제나 나를 앞세우는 남자
솜씨좋았던 친정엄마의 손맛으로
한상가득 차려진 저녁식탁
남편과 반주로
막걸리 한병을 나눠마시며
나는 또 그냥 넘기지않고
''참 아저씨 복도 많다
젊었을때 그렇게 마음고생시키고도
아직 그 마누라손에
이렇게 따뜻한 밥을 먹다니
잘 생각해봐
혹시 조상님이 나라를 구했던거 아냐''
남편이 소리내어 웃으며
반쯤 남겨진 내잔에 술을 채운다
부부는 나이들면 서로가 불쌍해진다더니
흐르는 세월이 다행히 나를 묽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