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세월을 견디는 일
이문복
2015. 6. 24. 07:33
텃밭에서 뜯어온 상추 쑥갓
저녁반찬 없을때는 삼겹살 구워 막걸리 마시는게 제일 편하다
창문 열면 바로 산이 있어
거실유리창 가까이 마루 바닥에 신문지 깔고
유기견 또리 들고양이 나비
넷이 둘러앉아 삽겹살 구워 저녁을 먹는다
요사이는 아카시아꽃까지 환하게 피어
막걸리를 넘길때마다 꽃향기도 같이 넘긴다
이제 나이 들어 설레임없이는 견딜수 있는 시간들
지금 내 늙음을 확인하듯
마주앉은 남편의 희긋희긋한 머리칼
두잔의 술때문에
지난날 아프게 했던일들도 용서가 되고
서로가 불쌍해지는 나이
그냥 견디길 잘했다는 생각도
잠깐 드는 평온한 시간...
그래서 세상은
그럭저럭 살만한 일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