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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치지 않는 편지

나는 아직 그와 산다

by 이문복 2019. 6. 15.




나는 아직 그와 산다


             이문복

한집에서 살고

식탁에서 같이 밥먹고

등산도 같이가고

가끔가는 식당에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선지해장국을 먹고 그는 순대국을 먹으며

참이슬 한병을 시켜 내가 세잔 그가 네잔을

나눠먹는다

우리는 집에서도

저녁을 먹으며 서울막걸리를

내가 한잔 나머지는 그가 마신다

그는 흰쌀밥을 아주 좋아하지만

나는 내건강을 위해 현미밥만 한다

나는 딱 한잔만 마시는데

어쩌다 쬐금 더마시면

슬프다

건조했던 지난날들과

아직 화해없이

덧없이 흐르는

세월에 묻어

나는 아직 그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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