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지 않는 편지61 부치지않는 편지6 부치지 않는 편지6 이 문복 저녁해변은 바다와 함께 적막합니다 얼굴에 와 닿는 얇은 바람 갈매기 울음 누운 잔잔한 파도 문득 이 넓은 바닷가에서 그대에게 엽서 한장 띄우고 싶었습니다 순한바람 지나는 철지난 바닷가 가는안개 숨죽여 밀어내는 양수리 저녁별 아득아득 쏟아지는 가을.. 2020. 5. 3. 부치지않는편지20 부치지 않는 편지20 이 문복 아침마다 새로운 꽃들이 소리없이 피어납니다 가랑비에 자근자근 젖는 저 꽃들처럼 한지에 물감 번지듯 그대에게 스미고 싶은 날입니다 이런날은 거실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서있어도 가만가만 어깨가 젖습니다 내 그리움의 길이만큼 라일락 젖은 꽃향기 아.. 2020. 5. 1. 내게 미안하다 내게 미안하다 이문복 나는 요즘 부쩍 내게 자꾸 미안하다는 생각이든다 얼마전에는 책상에 앉아있다 오른손을 뒤로 해 내머리를 쓰다듬은 적도있다 잘은 모르겠는데 왠지 미안하다 일흔한살의 나이로 갑자기 사고로 세상과 이별 큰언니 늘 같은자리에서 옷깃을 만져주며 소리없이 웃던사람 얕은 숨소리도 말이되던 오랜세월을 함께한 편한사람 이승과저승의 그 짧은그순간 옆에 있었던 형부가 견뎌야 할 시간 떠난 언니보다 형부생각에 마음이 더 저려온다 한때 내가 원했던 기대수명...일흔살 일흔살 즈음이 이런거구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도 이리 쉬울수있는 그런거.... 2020. 4. 30. 선한사람 선한사람 이문복 "한철 머무는 마음에게 서로의 전부를 쥐여주던 때가 우리에게도 있었다" 이런 시구절을 한번만 읽어도 이해가 가는 시절이 내게도 있었을 것입니다 꽃 한창 지나고 이제 연두가 밀려옵니다 이제 초록의 무리가 연두를 밀어낼 시간입니다 요즈음 나는 내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를 다들어주는 당신이 있어 참 좋습니다 당신은 선한사람이라 무슨말을 해도 고개를 끄덕이며 " 그래 맞아...그렇겠다" 그러면서 내등을 가만히 두드려 줄테구요 참 이상한건요 그대옆에 있으면 목울대가 갑자기 뜨거워지거나 왜 아름다움은 꼭 허망함과 같이 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오월의바람이 아지랑이처럼 아릿합니다 이짧은 봄날이 까치발로 지나고 오늘 내마음은 왼종일 방자합니다 2020. 4. 30. 유기견 또리 유기견 또리가 살아가는법 이문복 온통 초록빛세상이던 십년전 텃밭 또랑 잡풀 무성한곳 목과 다리에 검은 고무줄이 감겨있는 작은 강아지 잔뜩 겁먹은 얼굴로 납작하게 숨어 울고 있다 아무리불러도 잠깐 고개들어 쳐다볼뿐 작은 강아지의 바깥세상은 두렵고 낮설다 혹여 길을 잃어 주.. 2020. 4. 29. 들고양이 뚱이 들고양이 뚱이 이문복 뚱이와의 인연도 어느덧 8년이 넘어간다 작고야윈녀석 겁이 많아 가까이 오지도 않고 사람을 무서워하던놈... 창고에 집도 마련해주고 목욕도시켜주고... 더이상 쓰레기통을 뒤지지않는 세상을 살게된 뚱이 어느날은 열어논 현관문을 밀고 들어와 침대에 누워 편안.. 2020. 4. 29. 서해바다 서해바다 이문복 노을지는 바다생각에 오후세시에 갑자기 떠난길 연휴탓일까 서해고속도로는 주차장 지루한 긴시간을 견디며 목적지인 한진포구를 사랑하는웬수씨는 오래된기억으로 찾지못하고 헤메이다 들어선곳은 "안섬" 친구와 오래전에 세번쯤왔던곳.. 나는 밤바다 한가운데 빠알.. 2020. 4. 29. 나를 찾아서 나를 찾아서 이문복 광주시외버스터미널 해운대가는 우등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향한다 여행간다고 남편이 책상위에 슬며시 올려놓고 나간 여행비봉투도 가방에 챙기고 나는 혼자 길을 나선다 혼자 버스를 기다리고 차창가에 혼자 앉아 창밖을 스치는 풍경들과 마주하고 휴게소에서 혼.. 2020. 4. 29. 해운대 해운대 이문복 이른 새벽 발밑에 까지 와닿는 파도위 21층콘도에서 가방에 있던 시집을 꺼내 바다한번 보고 시한구절을 읽고 또 다시 먼끝 수평선을 한번 바라보고 시집 한장을 넘기며 내가 갖는 한여름날의 고요한시간속으로 발을 담근다 한뼘 열어논 창사이를 비짓고 들어오는 비릿한 .. 2020. 4. 29. 이전 1 2 3 4 ···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