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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이별

by 이문복 2021. 7. 30.

정말덥다
뒤곁 창고안에 2월달에 들고양이 총알이가
세번째 새끼고양이를 두마리를 낳았다
삼년을 내가 밥을 챙겨주는데도
여전히 겁이많아 가까이가면 잽싸게 피한다
두달전 창고에 다른고양이가 들어와
새끼들에게 해코지 할까봐
막대기로 겁을주며 쫓아냈는데
총알이가 지새끼들을 야단치는줄 알었는지
아침에 밥을 주려 창고문을 여니
어미도 새끼두마리도 모두 보이지않는다
겁많은 총알이가 어린새끼를 보호하려고
자리를 옮겼나본데
주변 고양이들이 많이 모이는골목
그리고 갈만한곳을 죄다 찾아봐도 안보인다
나때문이라는 자책감으로 애타게 찾아다녔는데
오일째되던날 창고문을 여니
며칠을 제대로 먹지 못했는지
초췌하고 핼쑥한 모습으로 어미랑 새끼들이 들어와있다
너무 반가워"하느님 고맙습니다"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믿음이 강하지도 않으면서도
간절하거나 급할때는 염치없이 늘 하느님을 찾게된다
그뒤로 새끼고양이들이 높은 나무위도 올라가고
지네들끼리 장난도 잘치고
내가 밥을 주려고 꽁아(고양이 주려서) 부르면
어디선가 달려와 먹는것도 잘먹고 에미만큼 컸다
그런데 이번 무더운더위에 한놈이
며칠전 창고옆 개울물에 더워서인지 무지개다리를 타더니
어제는 나를 잘따르던 한놈 마저 숨을 몰아쉬며 아파보인다
걱정이되어 몇번이나 나가 창고안에서 꽁이를 부르니
다른때 같으면 벌써 얼굴내밀 꽁이가 대답이 없다
저녁즈음 창고 마루밑을 후레쉬로 비쳐보니
긴꼬리가 바닥으로늘어져 있다
너무 놀라 남편을 불러 확인해보니
그놈 마저 축늘어져 천사가 되었다
이 빌어먹을 무더위가
세상에 발을 디딘 작고 여린 새끼고양이들을 데려갔다
5개월동안 이런저런 작은 고양이들과의
기억들로 너무 슬퍼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나를보고
남편이 고양이들에게 하는거 자기에게 반만이라도 해보라며
웃으며 내 어깨를 두드린다
내가 들고양이 밥을 주면서 남편은 고양이 장의사가 되었다
들고양이들은 평균수명이 삼년이라는데
벌써 6번의 고양이 장례를 치렀다
외출했다 들어오면 뒷곁고양이들에게 먼저가는데
오늘은 마음이 아파 가보지도 못하고있다

이별...
나는 어떤 이별도
매번 적응 못하고 오래 아프다
너그럽지도 착하지도 않은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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