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든다는것은
누군가를 베려고
가슴속에 벼리고있던
날카로운 칼날을 거두어 들이는것
내가 미워했던 사람도
사실은
그리 나쁜사람이 아니라는것을 알아가는것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자기 체온 온도정도로만 살아가는것
그러기위해 더이상
싸움같은것에 목숨걸지않는것"
폐북에서 본글이다
이제 큰 욕심없이 늙어간다
아니
늙어갈수 밖에 없는것 같다
새벽이면
작년 이맘때 가족이된
엄마잃고 원두막 마루아래서 울고있던
작은 새끼고양이 까망이가
머리맡에서 나를 깨운다
컴캄한 새벽 더듬거리는 손길로
까망이의 아침 간식을 책상서랍에서
꺼내주며 나의 아침이 시작된다
나는 똑같이 반복되는
이런 일상이 너무 오래 이어질까 겁난다
오늘도
여전히 텃밭에 나가 풀뽑고 물주고
점심밥 차리기 싫어
원두막에서 컵라면에 막걸리 먹자고
남편을 회유하고
그래도 시간이 잘 가줘 다행이라고
혼자
앞산을 바라보며
부질없는 생각을 하며 휴일을 보낸다
살아가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