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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치지 않는 편지

안섬에서2

by 이문복 2015. 11. 14.

 

 

안섬에서2
이 문복
바닷가 외딴집 이끼낀 돌담곁에
활짝 열렸던 분꽃 오므라지면
고요히 떠있던 그믐달
조심조심 들창을 엿본다
한때
불야성을 이루었던 한적한 포구
금방이라도 허물어질것 같은
폐선 지붕위로 엷은 밤안개
낮은 어깨 누이고
늦은 귀향 헤메느라 목이 쉰 고동소리
달빛 아래로 하루의 무게를 내려놓는다
아스라한 언덕배기
산나리꽃 피어 그림자진 바다위로
가끔 별들이 반짝이고
쉽게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
아슬아슬 살아온 날들을
한잔술에 풀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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