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것이 저무는
가을 저녁이다.
목천 용연저수지
우두커니 물빛을 바라보는데
내 사랑도, 내 삶도, 내 청춘도
저무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그런 중에도
반짝이는 것들,
내가 살아 움직이게 하는 것들,
끝내 그것들을 놓치지 말아야지
시인 이정하
나는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것땜에
아무거라도
해야한다는 조바심이 자꾸난다
어제는
안나의집 배식봉사날
식사를 기다리는 노숙인들
길게 줄서있는곳을
봉사자들이 인사를 하며 그들을 맞는다
신부님이
눈도 맞추고 머리위로 하트도 만들고
사랑합니다를 주문하신다 ㅎ
이번에는 배식팀에서
제육볶음배식을 했는데
어찌나 팔이 아프던지
아직도 목과 어깨 오른팔이 뻐근하다
네시간이 지나고
마무리를 하고 나서려는데
노인한분이 팔을 잡으며
내손에 사탕을쥐어주신다
고맙다는 말씀과
치아없는환한미소와 함께
삶은 이렇게 불현듯 나를 감동시킨다
지난 생일 이른아침
오래도록 한결같이 따뜻하게
늘 나를 치켜세워주던 친구
나아님 안될것같은 한때를 보내고도
여전히
잊지않고 안부 전해주는 생일 축하
누군가가
나를 잊지않고 기억해준다는건
세상이 아직은 살만한일
이럭저럭
그래서 나는 버티며 산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