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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이와 이별 뚱아2025년 5월 11일 새벽2시 10분하늘나라소풍을 떠난지 벌써 2주가 되었네일주일정도 아프다가내침대옆에서 힘든 숨을 10분정도 몰아쉬며평소의 네성격처럼나많이 힘들게 하지않고 조용히 천사가 되었지들고양이 습성은 세상 떠날때가 되면 외진곳에서 숨을 거둔다는데 마지막까지 내옆에 있어줘서네가 무지개다리 건널때옆에 있어 주겠다는 약속 지킬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나무도 타고14년을 뒹굴고 뛰어놀던가까운 뒤곁 호도나무아래너를 묻고 오며가며 너를 추억한다14년전 작고 야윈 아기들고양이 뚱이밥도 먹을물도 챙겨주고어느날은 조금 열어논현관문을 밀고 들어와침대위에서 낮잠을 즐기고문이 닫혀있으면수시로 현관문을 두둘기며 들어와 놀다가고그러면서 한가족이 된 뚱이10년전에는 머리에 종양수술작년에는 치아흡수증으로송곳니만 .. 2025. 5. 25.
삶이 내게 주는 작은 위안 배식봉사오늘은배식봉사에서식사하러 오시는 분들과제일 먼저 만나는수저봉사를 했다무료식사에 오는분들이대접받는다는  마음을 갖게"맛있게 드세요"라는 말과함께허리굽혀 인사하고 그들을 맞는다누구에게  대접을 빋는다는생각을 하게되면그분들도 이 한끼의 식사로추운겨울의 한켠이 잠시라도 따뜻할듯우리 남자가 이런 나를 봤으면내게 그렇게 한번이라도친절해봐라 했을꺼다 ㅎ눈이 침침해 젓가락 짝맞추기가 힘들었지만행여 짝 안맞는 젓가락으로기분이 상할까봐 눈을 크게뜨며수저봉사를 열심히 했다봉사를 끝내고먼데서 오시는 봉사자들이있어전라도집이라는 밑반찬이 맛있는곳에서반주와함께 저녁을 먹는다따뜻한 인연으로 만난사람들나는 내몸이 할수있을때까지내게 가만가만 등두려주며마음의 평화와 위안을 주는이 봉사는 오래 하고 싶다 2025. 1. 22.
한결같은친구 한결같은 친구나이들면서친구모임도 줄이고사람 만나는것도 거의 안하고 산다몇년만에 친구를 만났다술한잔 하자는 문자를 외면하다가...언젠가  모임이 있어 갔던조명이 어두운 선술집같은곳에서 약속을했다그곳에서는 주름진 내얼굴이 감춰질것 같아서 ㅎ오랫만에 만난 친구는 내게변한거없이예전  그대로라고 추켜세웠지만나는 그소리가 공허하다편한친구그래도 오랫동안  잊지않고늙은 나의 안부를 챙겨주고생일날 제일먼저 축하문자를주고빈말이어도예전 그대로라고 추켜 세워지는 친구가있어그럭저럭슬프기도 기쁘기도 한 종잡을수없는세월을 견디며 산다 2025. 1. 17.
따뜻함의 무게 따뜻함의 무게길에서 만난 길고양이내다리에 제몸을 기대는 그무게그따뜻한 가벼움의 무게가 슬프다나없이도햇살이 비추고구름이 흘러가고첫눈도 기별없이 찾아오고누구에겐가는 위로가 되듯스며들고번져 나가고....한때나를 들뜨게했던 모든것들에게서이젠 나는너무 멀리 와있다 2024. 11. 29.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적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이병률   ​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시들어 죽어가는 식물 앞에서 주책맞게도 배고파한 적   기차역에서 울어본 적   이 감정은 병이어서 조롱받는다 하더라도 그게 무슨 대수인가 싶었던 적   매일매일 햇살이 짧고 당신이 부족했던 적   이렇게 어디까지 좋아도 될까 싶어 자격을 떠올렸던 적   한 사람을 모방하고 열렬히 동의했던 적   나를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게 만들고  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조차 상실한 적   마침내 당신과 떠나간 그곳에 먼저 도착해 있을   영원을 붙잡았던 적     예전에는신문을보다 내가 좋아하는 시인의 시가 나오면냉장고에 붙여놓고주방을 오가며 몇일을 읽었다나이들어눈도 어두워지고 감정도 메말라져아름다운글 .. 2024. 6. 25.
죽을만큼의 사랑 https://www.youtube.com/shorts/UApjQA7JIhM?feature=share 억울하다이렇게 죽을만큼의 사랑으로살아보지도 못하고 ㅎ헬스장 운동을 마치고저녁어스름길을 걸으며혼자 중얼거렸다"이렇게 늙은시간을언제까지꾸역꾸역견뎌야하나....." 2024. 5. 15.
한남자와 오래사는법 결혼기념일 나는 결혼한날이 기념할날은 아니라고 투덜되며 둘이 집앞에 새로 생긴 고깃집에 저녁 먹으로 갔다 소주 한병을 시켜 평소에는 내가세잔 남편이 네잔을 먹는데 오늘은 내가 네잔 남편이 세잔을 먹었다 술을 먹다가 갑자기 내손으로 내머리를 쓰다듬었다 남편이 왜그러냐고 묻길래 아직까지 당신과 살아준 나의인내가 기특해서 그런다고 했다 남편이 소리내어 웃으며 "문복이도 많이 늙었네"한다 그는 늙은 내가 애처로운것 같은데 나는 희끗희끗한 흰머리 성성한 남편을 보며 속절없이 지나간시간들에 화를내듯 오랫만에 내주량을 넘겼다 2024. 3. 29.
한끼의식사 안나의집 배식봉사 작년3월에 시작했으니 이번달로 딱1년이다 한달에 한번이지만 한번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오늘은 식판 설겆이봉사 600명정도의 식판과 식기를 닦으려니 어깨부터 손가락 팔까지 안아픈곳이 없다 다른일을 할때면 잠깐씩 얼굴들어 식사하는분들의 숭고한 의식처럼 보이는 한끼식사를보며 늘 투덜거리는 내삶을 반성하기도했는데 오늘은 너무 바빠 허리한번 못피고 설겆이만했다 봉사하고 돌아오는길 내가 누군가에게 서운하게한거나 힘들게했던것이있다면 주님께서 쪼금은 용서해 주실것같고 맥주한캔이나 막걸리 한잔이나 소주세잔 먹을수있는 주량을 달라는 내기도도 들어주실것같다ㅎ 같이봉사하는 단원들 소중한인연 감사하다 2024. 3. 18.
내가좋아하는시 내무덤 신평 내 무덤은 경주 화천리 어느 산비탈 아래 가만히 숨어있다 내 시 하나가 적혀있을 뿐 나에 관한 표식이 아무 데도 없다 죽은 뒤 화장한 뼛가루 종이에 싸거나 나무통에 넣어 살짝 묻으면 된다 나는 간혹 선들바람이 되어 무덤에 오는 이들 주위를 맴돌려고 한다 때로는 가는 햇살 뭉치로 와 그들 머리 위에 반짝이는 꽃을 만들고 싶다 어쩌면 무덤 주위를 도는 한 마리 나비 나를 용케 알아보는 이 앞에서 반갑게 날개를 펄럭일지 모른다 생사의 강은 멀고도 멀어 어떻게 다시 넘어올 수 있을지 아득하다 . 2024. 1. 3.